Commerce/Mobile

슈퍼폰 시대를 연다. 구글폰 넥서스원

Leader1102 2010. 1. 6. 09:36
48개 국가의 59개 이통사를 통해 19개 언어로 바뀐 20여개의 안드로이드폰이 출시된 지금, 구글의 슈퍼폰 '넥서스원'이 우리 시각으로 오늘 새벽에 마운틴뷰 구글 본사에서 진행된 기자 간담회를 통해 공식 발표되었습니다. 넥서스원은 사실 스마트폰이지만, 구글이 이날 발표회에서 스마트폰 대신 '슈퍼폰'이라는 상징적인 단어를 쓰면서 그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지요. 구글이 슈퍼폰이라고 주장한 데에는 개방성에 있습니다. 마켓 플레이스나 앱스토어 플랫폼의 진화를 위해 업계의 생태계를 바꾸고 이에 맞는 고성능 하드웨어를 선보인 것을 종합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단어였던 것이죠.

사실 넥서스원이 가진 의미는 헤아리기 힘들겁니다. 개발의 의미나 기능적으로나 눈여겨 볼 부분이 많으니까요. 다만 그 가운데 구글이 이렇게 빨리 넥서스 원을 출시할 수 있던 배경은 오픈 핸드셋 얼라이언스(OHA)의 힘이라고 해도 지나친 게 아닐 겁니다. 구글이 스마트폰용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발표한 뒤 단말기 제조사와 부품, 각종 소프트웨어 개발사들이 모인 개방형 플랫폼 연합인 오픈 핸드셋 얼라이언스를 통해 갖가지 기술적 자산들을 공유하면서 업계의 요구에 맞는 더 빠른 기술의 진화를 이뤄내는 힘이 된 것이 사실입니다. 구글 역시 이를 통해 안드로이드를 진화시켰을 뿐만 아니라 마켓 플레이스와 앱스토어 등 개방형 생태계를 구축해 윈도 모바일이나 아이폰과 다른 생태계를 확장함으로써 시장의 크기와 가치를 점점 높이고 있습니다. 업계가 개방을 통한 기술의 공유와 그 가치를 실현해 나가는 과정이 반복됨으로써 안드로이드 생태계는 더욱 확장되고 있는 것이지요.

넥서스원은 그 확장되고 있는 시장의 한 조각이지만, 여기에는 구글의 욕심도 반영되어 있습니다. 구글은 이미 웹을 기반으로 수많은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이를 데스크탑이나 각종 장치로 확장해 왔고, 안드로이드와 크롬 OS로 새 가치를 만들어내려고 하고 있지요. 단지 이러한 애플리케이션을 적절하게 쓸 수 있는 장치가 마땅하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고, 넥서스원은 그 불만을 스스로 해결할 장치임에는 틀림없어 보입니다.

넥서스원의 구글 애플리케이션은 크게 7가지. 구글 맵을 연동하는 맵스, 피카사와 연동하는 갤러리, 유투브, 안드로이드 마켓, G메일, 웹브라우저, 그리고 구글 보이스지요. 물론 검색이 기본인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구글 어스는 이번 발표에서 데모를 시연했기에 머지 않아 포함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가운데 단연 눈에 띄는 것은 구글 보이스. 애플이 아이폰의 앱으로 등록을 거부하고 있는 서비스로 알려지기도 했지요. 그랜드센트럴을 인수해 이름을 바꾼 구글 보이스는 구글의 인터넷 전화 관리 서비스로 음성 메시지의 녹취록과 컨퍼런스콜, SMS 문자 검색 등을 포괄한 서비스로 이것을 포함했습니다. 종전에는 초대를 받아 쓸 수 있었지만, 번호가 부여된 넥서스원에서는 초대 없이 바로 쓸 수 있게 됩니다. 이를 이용하면 전화를 빼고 데이터 커뮤니케이션 관리 기능을 구글이 맡게 되므로 이와 관련된 이통 업계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듯 보입니다.

노이즈 캔슬링도 된다

이처럼 많은 의미와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서 구글은 넥서스원을 모자라지 않게 만들었습니다. 넥서스원은 800x480으로 표시하는 3.7형 AMOLED 디스플레이와 1GHz 퀄컴 스냅드래곤에 나침반, GPS, 가속 센서, 조도 등 각종 센서, 여러 색깔이 교차 표시되는 트랙볼 등을 갖췄습니다. 무선 랜(802.11b/g/n)과 블루투스 2.1+EDR 등으로 무선 연결을 할 수 있고, 무선전화 기지국과 무선 랜 정보를 통한 위치 잡기도 가능합니다. 여기에 512MB의 플래시 메모리와 512MB의 램, 확장 가능한 4GB 마이크로 SD 카드를 꽂았습니다. 아, LED 플래시가 달린 500만 화소 카메라로 720x480의 DVD급 동영상을 촬용할 수 있습니다. 기가헤르쯔 프로세서를 쓴 것이 넥서스원이 최초는 아니지만, 넥서스원 이후 데이터 단말들이 고성능 프로세서를 갖추는 데 가속기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넥서스원은 미국뿐만 아니라 영국, 홍콩, 싱가폴 등에서 출시됩니다. 언락된 넥서스원의 미국 출시 가격은 530달러(부가세 제외). 미국은 T-모바일과 버라이존을 통해 공급되고, T-모바일 플랜을 계약하면 180달러에 쓸 수 있습니다.

그 탄생부터 판매까지 수많은 가치를 바꾸고 있는 넥서스원. 하드웨어를 통해서 볼 수 있는 가치만으로는 슈퍼폰이라고 불러도 손색은 없어 보입니다. 다만 당장 만날 수 없는 게 안타깝기보다 그보다 제2, 제3의 넥서스원을 구글이 아니라 우리 안에서 나올 수 없는 현실이 이어질까봐 그게 더 안타깝습니다. 슈퍼폰도 초라해지는 통신 폐쇄국은 올해는 줄어들 수 있기를...